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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2012/05/0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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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작업방식과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 제약 받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존재에게 있어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하는 주제들을 다뤄 왔는데, 그것은 삶 속에서 나에게 부딪쳐오는 어떤 요구들, 어떤 질문들에 응답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 때론 내 자아의 고백이기도 하고, 또 때론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연민, 증오, 책임감, 혹은 죄책감에서 시작된다. 존재에 대한 인식은 단순히 하나의 시선으로만 이루어 질 수 없고 그 뿐만 아니라 어떤 미결정의 틈에서 발견되기도 하기 때문에 나는 때로는 개념적인 방식으로 질문에 접근하고 또 때로는 관념적인 방식으로 질문에 접근하기도 한다. 특히, 영상작업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공존에 대해 표현하곤 하는데, 그것은 영상작업의 특성상 인간관계에 공간을 부여해주는 시간의 개념을 있는 그대로 적용할 수 있고, 또 소통의 매개가 되는 언어를 소리의 형태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작업 <너그러운 공존>은 내 친구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가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그 친구는 자신의 슬픈 어린 시절과 그리고 자신의 언니가 얼마 전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견뎌내게 해주었던 종교적 경험과 종교의 숭고함에 대해 나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번갈아 상영되는 장면에는 내 자신이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결국은 내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소통하기에 대한 포기를 의미할 수 있겠다. 그러나 포기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나는 마지막 장면에 어떤 막연한 희망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와 그 친구가 그 바닷가에 함께 껴안고 있는 장면을 촬영하였다. 이 영상 작업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타인들에 대한 연민을 표현했으며 나 또한 언제나 늘 위로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작업했다. 이 작업에 이어 곧바로 나는 <너그러운 공존2-고백>을 작업했다. 이 작업을 위해 나는 고백의 방을 만들어 설치했다. 종교적인 의미는 없으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다는 것에 대해 합당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으나 고백의 방안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소리는 녹음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비밀로 하고 싶어 하는 동시에, 누군가에게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한다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했으나, 사실 이 작업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잘 몰랐다. 왜냐하면 카메라로 녹화된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어떻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이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중에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의 슬픔에 도취되어 연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주 시간을 연구의 주제로 삼고 있다. 나는 19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간에 대한 인식을 했다. 나는 과대망상 증세로 인해 어떤 과거의 기억에 집착해왔었고, 꽤 오랜 시간 동안 과거의 어떤 지점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전까지 잘 알지 못했다. <부유하는 시간; 누구와 말하고 있습니까? > 는 시간과 인간관계와의 연관성을 말하는 작업이다. 타인과 관계함으로써 생겨나는 감정, 타인에 대한 책임, 사랑이나 격앙된 증오에 의해 형성된 정신적 에너지는 과거를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있게 한다. 더 이상 그것은 순차적 흐름을 거스르는 힘겨운 역행의 과정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아이러니한 시간 속에 새로운 공간을 가지고 자신을 위치시킨다. 하지만 그 속에는 더 이상 살아있는 타인과 관계는 없다. 난 더 이상 그들과 관계하고 있지 않다. 영상작업을 통해서는 시간이 한 지점을 맴돈다는 아이러니한 표현이 가능하고 이를 위해 나는 영상 속에 또 하나의 화면을 배치했다. 두 영상 사이에는 시간의 차이가 존재하고, 영상 속의 두 인물간에 소통의 단절이 존재한다. 영상 속 두 번째 화면 속 인물은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며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기를 요구한다.

 물리적 시간은 현재를 가르치는 순간 그것은 점과 같아서 과거가 되어 버리고, 정지시킬 수 없다. 드로잉 < 시간은 흐른다>는 선과 같은 시간에 대한 인식을 표현한 것으로 정지될 수 없는 물의 흐름을 사진으로 찍어서 18장으로 복사하고 설치하였다. 그 밑에는 시간은 흐른다라는 일상적인 문장이 적힌 쪽지가 붙어있다. 가시적 세계의 지속성을 인위적으로 가차없이 단절시키는 속성 때문에 사진은 부분화된 이미지를 무한히 배치하는 가장 이상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내 풍경작업 내에는 내러티브적 구성요소가 없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을 암시하는 단초나 상징의 의도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페인팅 작업들을 구성하는 이미지는 빛이나 물의 흘러내림, 쏟아짐과 같은 어떤 흐름, 비 인칭적인 요소들이다. 나는 어떤 장치 없이 자신이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도록 무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색이나 재료, 소재 선택에 있어 절제를 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적 형태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그것이 초월의 차원이 아닌,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것 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화면을 채우고 있는 소재들은 어떤 것, 어떤 사물이 아니라 사람, , (jour) 처럼 존재하는 이유나 목적, 결과가 없다. 단순히 있다라는 것뿐이다. 그리고 내가 자연의 이미지를 자주 이용하는 것은, 인간이 자연을 대면할 때, 현재에 매어있는 인간이 무한한 자연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느끼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 쾌와 동시에 지배할 수 없는 자연 앞에 느끼는 두려움과 고통의 상반되는 정서 이끌어 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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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응2011/09/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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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업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것은 슬픔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슬픔의 비극적 측면에 관한 것이 아니다, 나는 슬픔의 절망적 부분을 주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슬픔은 스스로 자라나고 그 슬픔에 대한 감정의 해석은 자주 진실의 자리를 침범하기 때문이다. 오감이 동시에 작용할 때 이성은 중요성을 잃어버린다. 그리고우리가 감성으로 진실을 이해하려 할 때 진실은 덧없이 사라지고 만다. 이것은 진실 대한 인식이란 한가지 측면에서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히려 미결정의 틈, 어떤 사이에서 발견된다. 이성과 감성의 사이, 주관적측면과 객관적 측면의 사이... ... 우리는 그것을 어렴풋이 이해하지만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잡을 수 없음, 일치되지 않음... .이것이 바로 내가 앞서 말했던 슬픔이다. 말할 수 없는 고통.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형상화 하기 어렵지만 심적 밀도로 가득 채워져 있는. 그것은 개인적 삶의 측면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비극적 사건이 작품의 특성으로 인해 시간의 초월성을 획득하는 상황이 아니다. 대상이 없는 상의 슬픔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것은 혼미함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없다. 왜냐하면 선택은 단지 의미의 축소만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삶의 주관적 측면이 객관적 측면과 분리되지 않은 상태, 우리가 현실이라 믿는 것과 비현실이라 믿는 것이 함께 공존하는 상태이다. 그곳에는 해갈될 수 없는 갈증이 늘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극적인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개인적 차원이나 주관적 차원에서만 해석되지 않고 혼미함, 함께 있음 자체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일종의 일상적 초월이며 이 초월은 구원의 욕망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물질적 실존으로 돌아온다. 시작은 슬픔에서 비롯되었지만 더이상 단지 우리가 벗어나야할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것은 어떤 방법으로든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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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응2011/09/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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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언어를 통해서 밖으로 나와야 하는지 모르는 존재들이 목구멍에 걸려있다. 그것이 존재들인 까닭은 전적으로 나의 몫만은 아닌 것들이므로, 그리고 너무나 격렬히 제먹대로 꿈틀거리고 있으므로. 붓을 들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신중을 기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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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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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응2011/09/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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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무슨 소용이며 시간이 흐르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는가. 잊혀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동안 날씨가 좋고 바람이 불고 걷기 좋았지. 난 아주 잠시 마음이 선선하다가 돌아오는길에 금방 다시 지쳐 풀죽었다. 하늘은 그렇게 몇시간은 더 푸르렀고 서서히 해가 질때쯤 난 울고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슬픈지 잘 모르지만 많은 것이 변하지 않고 변할 수 없다는 것이, 시간이 흐르고 내가 아무리 노래부르고 춤춰도 또 같은 금을 밟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 그 기분은 죄책감이거나 의무감 중 하나라는 것이 서글퍼졌다. 언제나 그것은 죄책감이거나 의무감의 얼굴이었다. 죄를 짓지 않고도 아니면 언제나 끊임없이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다는 억울함. 하지만 정말로 죄를 짓고 말았고, 이로써 그동안의 그 모든 억울함도 결백하다 주장하려 했던 그 오랜시간의 서로움도 정당하지 않게 되었다.
바람이 필요했다. 지금. 그런데 겁나서 나갈 수도 창문을 열 수 조차 없었다. 난 너무 연약해졌다. 모두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의 깊이와 밀도에 가슴이 벅차 올라 늘 해가 지지 않고 잠을 자지 않았지만,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 해도 그 부피감은 사라지고 색은 옅어져 겨우 숨만 쉬고 한켠에 붙어 있다.  
겨우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다. 욕망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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